The Korean Society of Climate Change Research 1

Abstract

Journal of Climate Change Research - Vol. 15 , No. 2

[ Article ]
Journal of Climate Change Research - Vol. 15, No. 2, pp. 239-250
Abbreviation: J.Climate Change Res.
ISSN: 2093-5919 (Print) 2586-278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4
Received 14 Feb 2024 Revised 08 Mar 2024 Accepted 01 Apr 2024
DOI: https://doi.org/10.15531/KSCCR.2024.15.2.239

탄소차액계약제도의 기본 구조와 우리나라 도입 시 고려요소
김규현* ; 이상림** ; 이지웅***,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부경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

Key considerations for implementing the Carbon Contract for Differences in Korea
Kim, Gyu Hyun* ; Lee, Sanglim** ; Lee, Jiwoong***,
*Associate Research Fellow, Korea Energy Economics Institute, Ulsan, Korea
**Research Fellow, Korea Energy Economics Institute, Ulsan, Korea
***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Economics, Pukyong National University, Busan, Korea
Correspondence to : j.lee@pknu.ac.kr (Pukyong National University, Yongso-ro 45, Nam-gu, Busan 48513, Korea. Tel. +82-51-629-5321)

Funding Information ▼

Abstract

The Emissions Trading Scheme ("ETS"), which has been in effect since 2015, is Korea's core climate change policy, covering more than 70% of the country's total greenhouse gas emissions. Although Korea has received positive reviews for being the second country in the world to implement a national ETS after the EU, there are skeptics about whether it is fulfilling its purpose of providing incentives to reduce greenhouse gas emissions. While both Korea and the EU have pioneered ETSs, they have not yet succeeded in attracting investment in the innovative low-carbon technologies needed to achieve carbon neutrality. The low level and high volatility of allowance prices have been cited as reasons for this, as low prices make it unprofitable to invest in expensive new technologies, while high volatility discourages long-term investment decisions. The Carbon Contract for Difference, which guarantees companies a high, fixed carbon price, has recently been discussed in the EU as a possible solution. This study provides an overview of the Carbon Contract for Differences, discusses its theoretical advantages, and examines whether it is appropriate for the Korean situation. This study also identifies five key components that should be considered for implementation of the contract: (1) strike price, (2) contract duration, (3) contract type, (4) selection process, and (5) targeted projects.


Keywords: Climate Policy, Carbon Contract for Difference, Emissions Trading Scheme, Decarbonization

1. 서론

2015년부터 시행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이하 ‘배출권거래제’)는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0%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핵심 기후변화 정책이다. 전 세계에서 국가 단위의 배출권거래제를 EU 다음으로 도입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유인 제공이라는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정부도 ‘제3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에서 제1, 2차 계획기간을 평가하면서 ‘배출권의 미래가격 전망이 어려워 감축 투자비용 예측, 회수기간 설정 및 조달방안 마련 등 감축 투자계획 수립·실행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명시한 바 있다(MOEF, 2019)

2008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해온 EU에서도 배출권거래제의 성과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최근 이루어지고 있다. 배출권 가격의 ‘낮은 수준과 높은 변동성(low level and high volatility)’으로 인하여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탄소중립에 필요한 산업부문에서의 혁신 저탄소 기술의 상용화에 대한 충분한 유인을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Chatburn and Besnainou, 2021; Gerres and Linares, 2020; Lösch et al., 2022; Richstein, 2017). 즉, 낮은 배출권 가격은 고비용의 신기술 투자의 경제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동시에, 높은 변동성은 장기에 걸친 투자 결정을 꺼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EU 및 독일 등의 회원국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제도가 탄소차액계약제도(Carbon Contract for Difference, 이하 CCfD)이다. 해당 제도는 정부가 기업에게 일정기간 동안 현재 배출권 가격보다 높은 수준의 고정된 탄소가격을 보장하여(‘high level, low volatility’) 기업의 저탄소 기술 개발과 도입을 유인하려는 것으로, 2024년 1분기 현재 네덜란드에서는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1) 독일은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고(BMWK, 2023), EU는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EU, 2023).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 우리나라 정부도 본격적으로 CCfD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에서 저탄소 기술 개발 지원을 위하여 ‘실물경제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탄소중립 보조 확대 및 금융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중 하나로 CCfD 도입·운영을 제시한 바 있으며(PCCNGG, 2023), ‘2024년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CCfD 도입 추진을 명시하고 있다(MOEF, 2024). 이러한 배경하에 이에 본 연구는 CCfD의 구조, 기존 연구 및 해외 제도를 개관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도입 시 검토해야 할 사항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CCfD 설계, 그리고 집행에 기여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제2장에서 CCfD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개관하며, 제3장에서는 CCfD의 구조 및 작동방식, 그리고 이론적 장점에 대하여 살펴본다. 제4장에서는 CCfD 도입 시 검토해야 할 주요 사항을 자세히 검토, 성공적인 설계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며, 제6장에서 결론짓는다.


2. 선행 연구

CCfD를 처음으로 학술적으로 제시한 연구는 Helm and Hepburn (2005)이다. 다만, 엄밀하게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CCfD의 형태는 아니었으며, 재생에너지, 원자력, 수소를 염두에 두었다는 점에서 산업공정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현재의 CCfD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민간의 온실가스 감축을 유인하기 위하여 정부 혹은 공적 주체가 민간과 계약을 맺는 형태(carbon contract)라는 점에서 CCfD의 중요한 특징을 공유한다.

2005년 이후 EU 등 세계 각국에서는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정책적, 학술적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탄소차액계약제도에 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2030년 감축목표(The 2030 climate and energy framework)를 상향하면서 배출권거래제가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루어짐에 따라 다른 정책 대안을 모색하게 된다. 이에 현재 논의되고 있는 형태의 CCfD가 제시된 대표적인 연구로는 Richstein (2017)이 있다.2) 그는 탄소가격의 불확실성은 위험회피적인 투자자의 저탄소 기술 투자를 방해 혹은 지연시키므로, 정부가 프로젝트 기반 탄소차액계약을 도입하면 규제 위험(regulation risk)를 낮추고,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며, 생산과정 전 단계에서 배출 감소를 유인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Sartor and Bataille (2019)는 산업부문, 특히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과 같은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에 상당한 감축 잠재력이 있음에도 높은 투자·운영 비용으로 인하여 그 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수소환원제철 등 다양한 감축 신기술의 단위 감축 비용 모두 2019년 당시의 배출권 가격을 초과하기 때문에, 저투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으로서 높은 수준의 예측 가능한 탄소가격을 정부가 보장하는 탄소차액계약제도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CCfD는 신뢰할 수 있는 ‘투자할만한(investible)’ 가격신호를 저탄소 프로젝트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동시에, 탈탄소 기술 상용화를 실현할 수 있는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법적으로도 WTO나 EU 보조금 규정과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CCfD는 기본적으로 최초의(first-of-a-kind) 상업화 수준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R&D 정책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 WTO는 R&D 관련 혁신정책(innovation policy) 그 자체로(de facto)는 무역을 왜곡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Chiappinelli and Neuhoff (2020)는 거시경제학에서 널리 알려진 시간 불일치(time inconsistency) 문제의 관점에서 탄소가격의 신뢰성 문제를 해석한다. 정부는 처음에는 높은 탄소 가격에 대한 기대를 형성함으로써 민간의 투자를 유도하고, 사후에는 가격을 낮출 유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의 감축목표 그리고 단기 소비자 후생 목표간 상충관계(trade-off)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후자에 손을 들어주는 시간 불일치적 행위를 할 동기가 있게 된다. 정부의 탄소가격에 대한 목표치 공표는 구속적이지 않지만, 저탄소 투자는 비가역적이며 온실가스 감축에 특화되어 있다. 따라서 민간의 높은 가격 기대 형성, 저탄소 기술 투자 유인, 그리고 다시 기후정책을 재설정할 유인이 존재하며, 이러한 신뢰성 문제는 대표적인 홀드업(hold-up) 문제가 된다.3) 따라서 시간 비일치성 그리고 홀드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신뢰할만한 공약장치(credible commitment device)의 역할을 할 수 있는 CCfD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도적 장점 이외에도 Richstein and Neuhoff (2022)는 철강 분야에 CCfD를 실행한다면 무 정책(no policy) 및 탄소가격 하한제 시나리오에 비해 탄소 감축 비용을 각각 27%, 14%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함으로써 비용최소화 수단으로서 CCfD의 장점을 확인하였다.

CCfD에 대한 국내 연구를 살펴보면, Lee and Shim (2021)은 온실가스 난감축 산업의 탈탄소화 지원을 위한 정책 수단을 전문가 대상 계층화 분석을 통해 검토하면서 CCfD를 간략히 포함한 바 있다. Kim and Oh (2022)는 CCfD의 내용 및 쟁점을 개관하고, 우리나라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위하여 CCfD 도입을 제안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CCfD의 구조 및 내용을 더 자세히 소개하고 도입 시 검토해야 하는 각 요소를 면밀하게 분석한다.


3. 탄소차액계약제도 구조
3.1. 탄소차액계약제도 배경

탄소가격제(carbon pricing)는 온실가스 감축을 비횽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유효한 정책 중 하나로서 잘 알려져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초래하는 외부성에 적절한 가격이 부과된다면 개인적 최적과 사회적 최적이 일치될 것이라는 경제학적 아이디어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그 이론적 근거는 많은 경제학자가 동의하고 있다(Cramton et al., 2017). 물론, 탄소가격제를 성공적으로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추진을 위한 정치적 역량, 이해당사자와의 협의, 세부사항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요구되며, 실제로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이론이 예측했던 최선의 결과가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탄소가격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가장 어려운 문제는 탄소가격이 얼마가 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앞으로 얼마가 되어야 하는가이다.

EU 배출권거래제(EU-ETS)는 세계적으로 처음 시행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로서 2005년 이후 20여 년간 지속해서 제도를 보완해왔다. 하지만, EU-ETS조차 기업의 저탄소 기술 투자를 유도하는데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어 오고 있으며, 특히 철강 등 산업부문 다배출 업종의 공정 저탄소화는 유인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원인으로 낮은 배출권 가격 그리고 높은 변동성이 지적된다(Richstein, 2017; Sartor and Bataille, 2019 등). 즉, 낮은 탄소가격 때문에 저탄소 기술 투자의 경제성이 낮을 뿐더러, 투자의 위험이 커서 장기에 걸친 혁신 감축 기술에 투자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ETS, FIT 등 기존의 기후정책이 일부 성과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부문에서의 저탄소화에서는 한계를 노정함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의 탄소가격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탄소차액계약(Carbon Contract for Difference, CCfD)이 최근 논의되고 있으며, 실제로 네덜란드, 독일 그리고 EU에서는 시행 중이거나 추진할 예정이다.4)

3.2. 탄소차액계약제도의 개념

CCfD는 기본적으로 정부(혹은 공공기관)와 기업(혹은 프로젝트 사업자) 간의 계약으로서, 계약기간 동안 고정된 탄소가격 혹은 행사가격(strike price)을 정부가 기업에 보장한다. 기본적인 형태는 기업은 행사가격이 시장 탄소가격 혹은 참조가격(reference price)보다 높으면 차액을 지불받으며, 반대의 경우는 기업이 그 차액을 정부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국가 혹은 대상 프로젝트에 따라 그 세부 사항에서 차이가 있다. 이때 시장 탄소가격은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는 경우 배출권 시장의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되며, 대상 프로젝트가 재생전력 생산이라면 전력 시장가격이 될 수도 있다.

EU ETS를 예로 들어 살펴보면 Fig. 1과 같다. 해당 그림은 가상적인 배출권 가격 시계열을 나타내고 있는데, EUA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낮은 2020 ~ 30년에는 기업의 감축 1톤에 대하여 행사가격과 EUA 가격의 차이를 정부가 지급한다. EUA 가격이 점차 상승하는 2030년 이후에서는 그 차액이 줄어들어 정부의 지급액도 이에 따라 감소하며, EUA 가격이 행사가격을 초과하는 그 이후 구간에서는 기업이 차액을 지급한다. 이때, 제도의 설계 방식에 따라 기업이 그 차액을 전부 혹은 일부를 지급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


Fig. 1. 
Example of how a CCfD could work when the strike price is €50/ton

Source: p.9, Sartor and Bataille (2019)



따라서 기업은 정해진 계약기간 동안 배출권 가격의 변화와 무관하게 사전에 정해진 행사가격을 보장받게 되며, 이에 따라 높은 변동성 하에서 투자결정의 위험이 완화됨에 따라 저탄소 혁신 기술에 대한 강력한 투자 유인이 생긴다는 것이 CCfD의 아이디어이다.

전력가격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하여 발전사업자에게 고정된 전력가격을 보장해주는 차액계약제도(Contract for Differences, 이하 CfD)는 일찍이 논의된 바 있으며, CCfD는 CfD를 산업부문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시업에 확장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CCfD와 CfD는 대상으로 하는 사업의 비용구조가 다르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CfD가 적용되는 풍력, 태양광 등 재생전력 부문의 비용구조는 높은 자본비용과 낮은 운영비용(high CAPEX, low OPEX)이지만, CCfD가 대상으로 하는 산업부문의 비용구조는 통상 높은 자본비용과 높은 운영비용(high CAPEX, high OPEX)의 형태이므로 계약가격 결정에서 추가적인 요소가 반영되어야 한다. 아울러, CfD는 해당 사업 전체의 수익 흐름(revenue stream)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반면, CCfD는 해당 사업의 비용의 한 요소에 해당하는 탄소 비용 흐름(carbon cost stream)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CCfD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 상업화가 처음으로 가능한 프로젝트(first-of-a-kind commercial-scale projects)를 대상으로 하며, 특히, 그린철강, 그린수소와 같은 저탄소 원자재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고려
  • 2. 신기술이 경제성이 있을 정도의 높은 가격을 안정적으로 보장
  • 3. 시범 단계에서 상업화 단계까지의 5 ~ 10년 기간의 중간 경로를 지원
3.3. 탄소차액계약의 이론적 장점

EU를 중심으로 CCfD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은 EU ETS 제도를 통하여 쌓인 경험과 함께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하여 실시되었던 차액계약제도(CfD)의 경험이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ichstein et al., 2021).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전력 지원을 대상으로 하였던 CfD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2014년, 2017년부터 실시되었으며, 장기에 걸쳐 재생 전력 가격을 고정해 줌으로써 재생에너지 투자 위험을 완화하여 재생에너지 확산에 이바지하였다. 그리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또 다른 정책인 PPA(Power Purchasing Agreements)는 상대적으로 대규모 발전사업자에게 유리하였지만, CfD는 중소 발전사업자의 참여도 용이하였기에 다양한 규모의 발전사업자가 경쟁하면서 확산할 수 있었다. EU는 전력시장의 CfD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토대로, 유사한 제도인 CCfD를 통하여 산업부문 저탄소 가술 개발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Richstein et al. (2021)은 CCfD의 장점으로 다음을 꼽고 있다.

  • ○ (정부)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향후 정치적 상황과 무관할 것이라는 공약장치(commitment device)로서 역할
  • ○ (기업) 기업의 탄소 관련 수입 또는 비용의 불확실성을 줄여줌으로써 저탄소 기술 투자 비용 조달 조건 개선
  • ○ (거시경제) 장기 계약은 지속적인 학습과 혁신을 가능하게 하며, 정보 비대칭과 계약 불완전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주의 문제를 최소화하는데 효과적(Albano et al., 2006).
  • ○ (제도운영) 배출권거래제의 MRV 체계를 활용할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제도의 도입 없이 시행 가능
  • ○ (효과성) 기술적 위험이 크고 과도한 비용이 요구되는 혁신 기술 개발을 위한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고자 한다면, 고정가격 계약보다는 비용추가(cost-plus) 혹은 인센티브 계약이 효과적(Albano et al., 2006; Laffont and Tirole, 1993)

다만, 아직까지 산업부문 작용사례가 없어 실제 이러한 장점이 구현되었는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가상적인 상황을 고려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Sator and Bataille (2019)는 프랑스의 경우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부문 탈탄소를 위하여 CCfD를 도입 시 드는 비용은 시나리오에 따라 4200만 ~ 3억2100만 유로이며, 재생에너지 보조금 8조 유로(2025년 기준)에 비해 크지 않은 수준이므로 충분이 정부 지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주장하였다. 또한 Richstein and Neuhoff (2022)는 EU 철강 부문의 수소환원제철에 CCfD를 도입한다면 도입하지 않는 경우에 비하여 총감축비용을 27% 줄일 수 있다고 추정하였다.

EU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철강, 석유화학 등 다배출 업종에서 혁신적인 저탄소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기업의 경제성을 어느 정도 보전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물론, 배출권 가격이 적당히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고, 이것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한다면 별도의 제도적 장치는 필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높은 탄소가격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모든 업종에 높은 배출권 가격이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정치적으로 제도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고, 2030년 NDC와 2050 탄소중립이라는 국가 목표를 고려하면 불확실한 배출권 가격에 다배출 산업의 감축목표를 맡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전략적으로 다배출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배출권 가격과 해당 업종 고유 혁신 기술의 한계감축비용 간의 격차를 보전할 수 있는 보완적(complementary) 정책을 신속히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CCfD는 이러한 정책 수단 중 하나로 검토할만하다.


4. 탄소차액계약제도 구성 요소 및 설계방향

네덜란드는 CCfD와 유사한 제도인 SDE++(Stimulering Duurzame Energieproductie en Klimaattransitie ++)를 시행하고 있으며, 독일은 KSV(Klimaschutzverträge)의 이름으로 CCfD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EU는 EU 단위의 탄소차액계약제도의 법적 근거를 EU-ETS 법안 개정을 통하여 마련하였다. 제1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 정부도 CCfD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바, 실제 도입한다면 어떠한 요소를 검토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지 개략적으로 살펴본다.

4.1. CCfD 핵심 구성 요소

CCfD를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 Rilling et al. (2022)Table 1과 같이 제시하였다. 그들이 제시한 제도 설계의 주요 요소는 ▲ 선정 방식 및 기준 ▲ 기준가격·기간 ▲ 계약가격·기간 ▲ 지원 대상 ▲ 계약 유형 ▲ 재원 조달 방식 ▲ 경매 시 주기 및 가격 결정 방식 등이다.

Table 1. 
List of relevant design elements
Design of the allocation award procedure, award criteria
Design of the CCfD reference price, funding object, strike price
dynamic adjustment of prices, reference period
dynamic adjustment of volume, payback mode
settlement period, contract duration
project specification, geographical dimension, control mechanism
financing, financial prequalifications
refinancing, penalty
diversity, realisation period
contract issuer, exit options
If auction-based award procedure frequency, pricing ceiling, price floor, pricing rule
source: p.3, Rilling et al. (2022).

한편, Gerres and Linares (2022)은 ▲ 계약가격 형태 ▲ 선정 기준 ▲ 계약 유형 ▲ 계약 만기 ▲ 계약 주체 등을 핵심 요소로 제시한다(Fig. 2 참조)


Fig. 2. 
Design elements for contract design

Source: p.7, Gerres and Linares (2022)



Rilling et al. (2022)Gerres and Linares (2022)의 연구 모두 거의 유사한 요소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행사가격과 계약기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그 외에는 계약 유형, 선정 방법, 지원대상이 핵심 요소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다섯 요소를 살펴보면 각각 다음과 같다.

4.1.1. 행사가격

행사가격은 정부와 업체 간 협상 혹은 경매 방식에 의해 결정되며, 계약기간 동안 고정할 것인가, 혹은 미리 설정된 규칙에 따라 매년 변동을 허용할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

행사가격이 고정된 경우, 기업과 투자자는 변동 없는 탄소가격을 보장받음으로써 자금 조달, 자본지출 등에 대한 걸친 투자 전반의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계약기간이 장기일 때 에너지 가격 등 운영비용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독일의 KSV처럼 에너지 가격 변동과 같이 사전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사가격을 매년 변경하는 계약도 가능하다. 철강 부문의 저탄소 공정 기술인 수소환원제철에서는 핵심 요소인 환원제로 사용되는 수소 가격의 변화에 따라 운영비용이 현저하게 달라진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하여 화석연료 대신 재생전력을 사용하게 되는데 전력 가격의 변동성 또한 운영비용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우-러 전쟁과 같은 국제시장 변화 등 외부 충격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운영비용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조정해주는 방식이 사용될 수 있다.

4.1.2. 계약기간

계약기간은 행사가격을 보장해주는 기간으로서,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달리 설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프로젝트의 기술적 특성과 무관하게 네덜란드의 경우 계약기간은 12 ~ 15년으로 시행해오고 있으며, 독일은 15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업체나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장기계약을 선호하고, 정부는 가능한 보조금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단기계약을 선호한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짧은 경우 CCfD의 목적 중 하나인 기업 위험의 완화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고, 계약기간이 길수록 정부의 지출은 증가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충관계(trade-off)를 반영하여 계약기간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프로젝트의 기술적 성격을 반영하여 계약기간을 상이하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정부가 상대적으로 정보의 열위에 있으므로 가능한 단순화하는 것이 정책의 집행이라는 측면에서는 적절할 수 있다.

4.1.3. 계약 유형

CCfD는 기본적으로 행사가격과 시장 탄소가격 간 차이를 정부와 기업이 서로 주고받는 계약이다. 즉, 행사가격이 탄소 시장가격을 초과하는 경우 그 차이를 정부가 업체에 지불하고, 그 반대의 경우 업체가 정부에 지급하는 차액계약(contract for differences)의 형태이다. 다만,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하여 후자의 경우 업체가 정부에 지불하지 않는 방식, 즉 풋옵션(put-option)의 형태도 가능하다. 실제로 독일의 KSV는 차액계약의 형태를, 네덜란드 SDE++는 풋옵션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차액계약의 형태가 정부의 지출을 줄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업체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하여 풋옵션의 형태도 고려할 수 있으며,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계약 유형에 따라 결정되는 행사가격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하면 정부 지출은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 즉, 양방향하에서의 행사가격을 풋옵션하에서의 그것보다 높게 함으로써 정부의 총지출 수준은 결국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업체가 인식하는 수용성을 높이되 정부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계약 유형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4.1.4. 지원대상 선정방식

정부는 저탄소 기술의 상용화를 위하여 필요한 가격 수준에 대한 정보 측면에서 업체보다 열등한 위치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 비대칭(asymmetric information)으로 인한 비효율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원 업체 간 경쟁과정을 통하여 CCfD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즉, 역경매를 통하여 가장 낮은 톤당 감축비용을 제안하는 업체를 골라내는 것이다.

하지만, 상이한 감축 기술임에도 단순히 톤당 감축비용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비효율적일 수 있다. 경매는 시장에서 잘 거래되지 않은 재화의 적정 가치를 발견하는데 유효한 메커니즘인 것은 분명하나, 개발단계에 있는 저탄소 혁신 기술은 복잡한 메커니즘이 필요하게 되어 실제 시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잠재적 입찰자가 많지 않으면 경쟁입찰보다는 정부와 업체 간 협상으로 결정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아울러, 단기적으로는 톤당 감축비용이 낮은 감축기술을 선정하는 것이 정부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현재 시점에서 비용 측면에서는 불리하나 탄소중립에 필수적일 것으로 판단되는 혁신 저탄소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 CCfD의 본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다. 따라서, CCfD 도입 초기 단계에서는 경쟁과정보다는 기업과 정부의 협상에 의한 계약을 추진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4.1.5. 지원대상

어떤 기술을 CCfD 지원대상 선정 시 고려해야 하는 주요 요소는 온실가스 감축 잠재량 그리고 감축 실현 시기이다. 하지만 이 두 요소는 일종의 상충관계에 있을 수 있는데, 혁신 저탄소 기술은 감축 잠재량은 매우 크지만 실현 시기는 불확실할 수 있는 반면, 시장화 단계에 이미 이른 기술은 CCfD가 없더라도 도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감축 잠재량과 실현 시기 간 상충관계를 고려하여 지원대상을 선정해야 하는데, CCfD의 목적이 감축 잠재량이 큰 혁신 기술의 상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수단임을 상기하면 상용화 직전 단계에 있는 저탄소 기술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EU의 경우 최소 기술성숙도(Technology Readiness Level, TRL) 7 ~ 8 정도의 실증 단계나 TRL 9 중 초기 도입 단계에 이른 기술을 고려하고 있다(Gerres and Linares, 2020). 산업부문에서 실증 후반부에 접어든 저탄소 혁신 기술은 드물긴 하지만, 현재 실험실 수준에서 논의되는 새로운 기술을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는 독일이나 네덜란드의 사례를 바탕으로 지원 대상 기술을 결정하고, 점진적으로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 부합하는 저탄소 혁신 기술을 찾아내는 방향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4.2. 우리나라 CCfD 설계방향

Sartor and Bataille (2019)는 CCfD 지원은 다음의 원칙을 따를 것을 제시하고 있다.

  • ○ 기술중립적이고 경쟁 입찰 과정을 통하여 선정
  • ○ 철강 등 탄소집약도가 높은 일차 원자재의 탈탄소화 사업 중점
  • ○ 국가의 무탄소 전력화 계획과의 일치하는 사업 선정
  • ○ 기타 환경적 또는 경제적 공편익(co-benefit)이 발생하는 사업 선정

첫 번째 항목은 비용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다. 행사가격은 정부 지출은 최소화하되,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인하여 늘어난 자본 및 운영비용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 간에 기술 비용에 대한 정보의 불균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기 위해 경쟁적 입찰 과정을 통하여 기술중립적인 방식으로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프로젝트 선정을 맡을 독립적 기구를 설립하는 것도 가능하며, 초기 단계에서는 계약가격을 보수적으로 설정하면서, 감축 잠재량 대비 일정 비율만의 감축을 요구할 수도 있다. 두 번째 항목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과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필요한 조건이다. 에너지효율 개선 등의 사업도 유의미하지만,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집약도가 높은 원자재의 탈탄소화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CCfD의 목적은 배출권거래제로 충분한 유인을 주지 못하는 저탄소 기술에 대한 투자이므로 이에 부합한 사업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세 번째 항목은 탈탄소화는 에너지의 전력화(electrification)를 수반하기 때문에 고려해야 하는 조건이다. 새로운 저탄소 기술이 화석연료 대신 전력 혹은 수소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전력의 무탄소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저탄소 기술 도입은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다른 국가의 저탄소 기술을 우리나라에서도 도입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해당 저탄소 기술이 전력 소비 증가를 가져온다면, 우리나라 전력믹스 계획도 반드시 반영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 항목은 저탄소 기술이 온실가스 감축 외에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편익을 가져오는 경우와 관련된다. CCfD를 설계 시 이러한 공편익을 정책적으로 고려해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Lee and Kim, 2023).

이런 방향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CCfD를 도입할 때, 정책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하여 이전 절에서 논의된 다섯 가지 핵심 요소가 초기 단계에서 어떤 특성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한지 검토한다.

4.2.1. 행사가격

행사가격을 고정가격으로, 혹은 변동가격으로 할 것 인가는 계약기간과도 연관되어 있다. 에너지 가격의 현저한 상승과 같은 독립적인 외부 충격은 독일의 KSV처럼 행사가격에 포함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짧은 계약기간 하에서는 변동요소를 포함하는 것은 제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네덜란드 SDE++처럼 계약기간 전체 동인 계약가격을 고정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또한, 새로운 감축 기술의 비용정보는 정부와 기업 모두 정확하게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통상 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한 정보 비대칭 문제는 행사가격 결정 과정에서 비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가격 결정 전 이루어질 수 있는 전문가 자문위원회 등의 체계가 필요할 것이다.

4.2.2. 계약기간

이상적으로는 계약기간은 사업의 기술적 특성에 따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새로운 기술이 가지는 불확실성이 크므로 도입 초기에는 정부와 기업 모두 정확한, 그리고 같은 정보를 가지기 어렵다. 따라서 계약기간을 가능한 한 단순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균일한 계약기간을 설정한다면, 독일이나 네덜란드처럼 10년 이상의 장기로 하는 것이 신기술의 자본·운영비용을 보전하고 민간의 투자를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정책집행자가 제도 도입 초기부터 10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정치적 지형에 따른 외부 변화를 고려할 때 시범사업에서는 5년 이하의 단기계약부터 추진하는 것이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4.2.3. 계약 유형

계약 유형을 독일의 KSV처럼 차액계약(contract for differences)로 할 것인가 혹은 네덜란드의 SDE++처럼 풋옵션(put option)의 형태로 할 것인가의 문제도 제도의 계약기간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CCfD를 도입한다면 행사가격을 현 배출권 가격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설정하므로 단기에는 배출권 가격이 행사가격을 초과할 가능성이 낮으므로, 계약 유형은 정부와 기업 모두에게 사실 중요한 요소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계약기간이 장기라면, 기업이 지급할 필요가 없는 풋옵션 하에서의 행사가격이 차액계약의 그것보다 낮게 설정할 수 있으므로, 기업의 수용성 측면에서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혹은 두 형태의 혼합된 형태로서, 배출권 가격이 계약가격을 초과하는 경우 기업이 그 차액의 일정 비율만을 정부에게 지급하는 부분 차액계약제도도 가능하다.

아울러, 선정된 기업이 기간 내 신기술 기반 감축실적을 만들어 내지 못하거나, 도산 등의 이유로 인하여 운영을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기술적 특성을 반영하여 디폴트 혹은 재협상에 관한 항목을 계약조건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4.2.4. 지원대상 선정방식

정부와 기업 간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잠재적 비효율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경쟁입찰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Vohra and Krishnamurthi, 2012). 하지만 EU와는 다른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나 산업구조를 고려하면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므로, 완전 경쟁입찰 보다는 유력한 후보 기업과 정부의 협상 과정을 포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령, 예비단계를 두고 비용 요소 이외에도 정책적 고려를 반영한 질적 평가를 통하여 후보 기업을 선정하고, 본 단계에서는 선정된 후보 기업과 정부와의 일대일 협상을 통하여 행사가격 등 계약조건 일반을 합의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2.5. 지원대상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네덜란드 SDE++처럼 재생에너지를 지원대상에 포함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별개의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CCfD 지원대상에 재생에너지 사업을 포함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네덜란드의 산업구조 차이를 고려하면, 정부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원 대상을 산업공정이나 기존 지원 정책이 부재한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한정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시점에서 CCfD 지원 대상으로 청정수소와 CCS가 고려할만하다. 이 두 분야는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상용화 직전에 있으며, 특히 수소의 경우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수소는 철강의 수소환원제철 뿐 아니라, 석유화학 공정, 발전, 수송부문 등에서도 활용되기 때문에 청정수소의 경제성 확보는 산업부문 탈탄소화의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수소를 지원대상으로 선정한다면 ‘수소법’ 등 기존의 정책과 중복을 고려하여 독일의 KSV처럼 행사가격에서 다른 지원금은 공제하는 방식의 조항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CCS에 대해서는 발전사업자가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24년 2월 현재 동해가스전 CCS 실증사업(2025 ~ 2030년)이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으로 선정되었으며, 정부가 CO2 포집 및 압축·액화·정제 설비 구축에 필요한 초기 투자비 중 주요 장비 설비비의 최대 50%를 지원한다(Lee, 2022). 발전사들은 그것으로 불충분하며 CCfD를 통하여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데, 그 타당성은 별도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CCfD 지원 대상이 된다면 수소와 마찬가지로 ‘CCUS법’에 따른 지원의 중복 여부를 검토하여 행사가격에 반영해야 한다.

4.2.6. 기타 고려 사항

우리나라가 만약 CCfD를 시행한다면, 네덜란드나 독일과는 달리 CCfD가 배출권거래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CCfD는 기준이 되는 시장 탄소가격으로 배출권 가격을 활용하게 되는데, EU-ETS는 EU 경제 전체를 대상으로 하므로 개별 회원국의 CCfD 시행이 EU 배출권 시장에 유효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ETS는 시장참여자가 EU에 비해서 현저히 낮고 시장 집중도가 매우 높다(Shim and Lee, 2015). 포스코와 같은 핵심 시장참여자가 CCfD 대상이 된다면, 고정된 탄소가격을 보장받으므로 이전처럼 배출권 시장에 참여하지 않게 되어 우리나라 배출권 시장의 전체 구조가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수소환원제철과 같이 대규모 잠재적 감축을 가진 사업을 선정한다면, CCfD 계약 체결 시 배출권 시장에 대한 영향까지 추가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 단계에서 CCfD가 배출권거래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제한적이나마 기간에 따른 영향을 짐작해 보면, 단기적으로, 특히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에는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CCfD가 대상으로 하는 수소환원제출과 같은 저틴소 혁신 기술이 2030년까지 상용화되어 다량의 감축을 실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5) 따라서 실제 배출권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면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영향은 2030년 이후 배출권 가격에 달려 있다. 배출권 가격이 현재 수준과 비슷하다면 배출권 시장은 CCfD 참여 기업이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빠지기 때문에 규모가 축소될 것이며, 배출권 가격이 충분히 상승한다면 CCfD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2030년 이후에는 배출거래제 혀용총량 결정 시 CCfD 계약 현황까지 아울러 고려해야 할 것이다.


5. 결론

지난 문재인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을 2020년 10월 선언하고,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2021년 9월 입법함으로써 탄소중립을 법제화하였다. 그리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2030 NDC를 상향하는 등 선진국 수준의 의욕적인 감축목표를 설정하였다. 해당 시나리오 및 감축목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하여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도 2023년 4월 발표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에서 정책수단은 바꾸되, 감축목표는 그대로 유지할 것을 밝혔다.

이제는 2050 탄소중립 목표 자체를 논쟁하기보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과 수단을 보다 구체화하고 이에 맞는 선제적 지원과 투자를 해야 하는 단계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의 국가로서 산업부문은 탄소중립 이행에서 핵심적인 부문이므로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국가 경쟁력을 아우를 수 있는 섬세한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배출권거래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CCfD의 장점, 제도의 구조, 그리고 핵심 요소를 살펴보았다. ‘낮은 수준과 높은 변동성’의 배출권 가격으로 인하여 저탄소 기술에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높은 수준과 낮은 변동성’의 탄소가격을 일정 기간 보장하는 것이 CCfD의 핵심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주요국에서는 산업부문 저탄소화는 기후변화 정책일 뿐만 아니라 향후 예상되는 녹색 시장(green market)에서 지배적 지위를 점유하기 위한 산업·통상 정책의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EU의 ‘넷제로 산업법(Net Zero Industry Act)’, 일본의 ‘GX 추진법’ 등의 최근 정책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통상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산업부문의 저탄소화는 국가 감축목표 달성과 함께, 저탄소 기술 개발 및 녹색 시장 선점 경쟁이라는 목표하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추진 과정에서 여러 정책 수단이 필요할 것이며, 그중 가능한 수단 중 하나인 CCfD에 대한 보다 정교한 후속 연구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Notes
2) Sartor and Bataille (2019)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형태의 CCfD는 Richstein (2017)이 처음 제안하였다.
3) 홀드업 문제는 원래의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되면 가치가 떨어지는 관계 특수적(relationship-specific) 투자인 경우, 거래상대방이 투자 이후에 태도를 바꿀까 하는 우려로 인하여 사후적으로는 상호에게 유익함에도 사전적으로 투자가 애초에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 홀드업 문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계약이론에 관한 문헌(e.g., Bolton and Dewatripont (2005))을 참조하기 바란다.
4) 해당 국가에서의 CCfD 최신 현황은 Lee and Kim (2023)를 참조하기 바란다.
5)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MOTIE, 2021)에 따르면, 2030년까지 100만 톤급 시험플랜트를 구축하고, 2040년까지 300만 톤급으로 스케일업할 계획이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시연구보고서 「해외 주요국 탄소차액계약제도 현황 및 국내 시사점」의 일부 내용을 대폭 수정하였음. 이 논문은 2022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22S1A3A2A01088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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