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limate Change Research
[ Article ]
Journal of Climate Change Research - Vol. 13, No. 4, pp.459-467
ISSN: 2093-5919 (Print) 2586-278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22
Received 31 Mar 2022 Revised 21 Jun 2022 Accepted 22 Jul 2022
DOI: https://doi.org/10.15531/KSCCR.2022.13.4.459

AHP를 활용한 정유산업의 탄소중립 달성방안 우선순위 연구

조연희* ; 유재호** ; 전의찬***,
*세종대학교 기후에너지융합학과 석사과정학생
**세종대학교 기후에너지융합학과 박사과정학생
***세종대학교 기후에너지융합학과 교수
Priorities on Achieving Carbon Neutrality in the Oil Refining Industry Using AHP
Jo, Yeon Hee* ; Yoo, Jae-Ho** ; Jeon, Eui-Chan***,
*Master Student, Department of Climate and Energy, Sejong University, Seoul, Korea
**Ph.D. Student, Department of Climate and Energy, Sejong University, Seoul, Korea
***Professor, Department of Climate and Environment, Sejong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ecjeon@sejong.ac.kr (05006, Sejong University 1115B Gwanggaeto Building, 209 Neungdong-ro, Gwangjin-gu, Seoul, Korea. Tel. +82-2-3408-4353)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find ways to achieve carbon neutrality in the oil refining industry and to determine its priorities. The Hierarchy scheme for carbon neutrality in the oil refining industry is composed of four major indicators and 12 sub-indicators through reviews of research and plans to achieve carbon neutrality in the domestic and overseas oil refining industry. A survey was conducted with 86 experts in related fields, and the results were analyzed using the AHP approach.

The priorities for the four major indicators were ‘improvement of the management system’, ‘discovering new industries’, ‘building a foundation for carbon neutrality’ and ‘technology development’ in that order. In the sub-indicators ‘improvement of social acceptability was highest’ followed by ‘transparent monitoring and participation of stakeholders’ and ‘entering overseas carbon emission business’. Policy implications were presented through this analysis.

It is necessary to achieve carbon neutrality in the oil refining industry, as it emits a lot of greenhouse gases, to achieve carbon neutrality in Korea. It is hoped that this study can be used as basic data to achieve carbon neutrality in the oil refining industry.

Keywords:

Carbon Neutrality, AHP, Oil Refining Industry

1. 서론

2021년 12월 기준 전 세계 136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하였으며 14개국이 탄소중립 법제화를 마쳤다(Net Zero Tracker, 2021). 우리나라도 2020년 12월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ies; LEDS)’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 정부안을 확정하여 UN에 제출하고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추진전략’을 발표하였다. 2021년 8월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을 통해 탄소중립 사회로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이상 감축(2018년 대비)하겠다는 NDC상향안을 발표하였다. 탄소중립 달성은 시대적인 과업이 되었으나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은 선진국에 비해 목표 달성 기간이 매우 짧고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KEI, 2021)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업계의 온실가스 배출은 2019년 기준 약 3,200만 톤/년으로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에 이어 4번째 다배출 업종이다. 또한 정유산업은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구조의 저탄소ㆍ친환경 전환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 중 하나(MOTIE, 2021a)로 연구단계에서부터 다각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유업계에서의 연구는 경제성 평가(Kim et al., 2021; Jin et al., 2020; Cho et al., 2015 등)나 안전 관리 체계(Lee and Park, 2019; Hur et al. 2015; Yoo et al., 2014 등) 등의 연구가 주로 진행되었고 정유업계 탄소중립 관련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급진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이루어질 경우, 석유제품의 수출기회를 상실할 수 있으며 일자리 감소와 연관 산업의 경쟁력 악화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Park, 2021) 신중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하여 본 연구에서는 정유업계 탄소중립 달성방안을 모색하고 우선순위를 도출하고자 한다.


2. 연구 방법

국내외 정유기업의 탄소중립 추진전략 및 문헌 조사를 통해 AHP 설문 문항을 구성하고 Focus Group의 검증을 통해 설문 문항의 타당성과 전문성을 제고하였다. 그다음으로는 기후변화 및 정유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계층분석적 의사결정 기법을 활용하여 이를 분석하였다.

2.1. 방법론 및 선행연구 고찰

계층분석적 의사결정(Analystic Hierarchy Process: AHP) 기법은 다기준의사결정(Multi-Criteria Decision Making) 기법 중 하나로 의사결정의 목표 또는 평가 기준이 다수이며 복잡적인 경우 상호배반적인 대안들의 쌍대비교(parawise comparison)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평가자의 지식과 경험, 직관이 활용된다(Saaty, 1990). AHP 기법은 인간의 사고체계와 유사한 접근방법으로써 문제를 분석해 구조화할 수 있다는 측면과 모형을 이용하여 상대적 중요도 또는 선호도를 체계적으로 비율척도(ratioscale)화 하여 정량적인 형태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간결한 적용절차에도 불구하고 척도 선정, 가중치 산정절차, 민감도 분석 등의 각종 기법이 엄밀한 수리적 검증과정을 거쳐 채택된 방법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높게 평가받는다(Park, 2000).

이러한 장점 때문에 AHP는 정책 결정 과정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폭넓게 사용하는데 특히 환경 및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한다. Lee et al.(2007)은 국가의 에너지 효율 및 온실가스 관리 방안의 장기적인 개선방안 모색하는데 AHP 기법을 활용하였고 Indre et al.(2018)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을 위한 의사결정의 수단으로 AHP를 활용하였다. 에너지 갈등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AHP 분석기법을 활용한 연구(Jung et al., 2020)도 있다. 이 밖에도 AHP 기법은 코스타리카 기업 및 기관의 탄소중립 의사결정을 평가(Andre and Valenciano-Salazar, 2020), 네팔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난관 분류 및 체계화(Ghimire and Kim, 2018) 폴란드 가정의 에너지 공급업체 선정(Miciuła and Nowakowska-Grunt, 2019), 일본의 주거용 에너지시스템 결정(Hongbo et al., 2009), 바레인의 도로 여객 수송 부문에 대한 이산화탄소 저감 조치 평가(Maha et al., 2017)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공공부문의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Park, 2000).

Lee et al.(2007)은 에너지기술의 기술개발 우선순위를 산출하기 위해 AHP를 활용한 연구이고 Yu and Yeo (2017) 역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시정책과제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기 위해 AHP를 활용하였다. Kim et al. (2021) 재난재해 부문에서의 기후변화 적응대책의 우선순위를 도출하기 위해 AHP를 활용하였으며 Seo and Hwang (2019)도 친환경 농업 정책의 우선순위를 도출하기 위해 AHP를 사용하였다. 이처럼 AHP는 에너지 및 환경 분야에서 정책적 우선순위 도출에 활용되고 있다.

AHP 접근방식은 일반적으로 4단계의 분석 과정을 거친다(Zahedi, 1986). 첫 번째는 의사결정계층(decision hierarchy)을 구성하는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목표를 설정한 후 목표 달성을 위해 의사결정계층을 구성한다. 이 의사결정계층은 목표 달성을 위한 기준(criteria)과 대안(alternatives)으로 구분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계층별로 평가요소 간의 쌍대비교를 위한 행렬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Saaty (1980)가 제안한 9점 척도가 사용된다. 그다음 단계에서는 의사결정 평가요소 간의 상대적 가중치를 추정한다. 이때 응답자의 전문성에 대한 일관성(consistency ratio)을 검증함으로써 응답의 신뢰도를 확보한다. Saaty (1980)Millet and Saaty (2000)에서는 일반적으로 0.10 ~ 0.20 범위의 일관성 지수가 적절하다고 언급했으나, 연구자에 따라 0.3까지 허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Park and Kim, 2011). 마지막으로 각 수준의 우선순위(priority)를 도출하기 위해 평가요소 간의 상대적 종합 가중치를 도출한다. 가중치를 이용하여 종합적인 우선순위를 도출하고 대안 선택의 기초를 제공하게 된다.

2.2. 설문항목 구성

본 연구의 설문항목은 국내외 정유업계의 탄소중립 추진전략과 여러 선행연구 등을 고려하여 구성하였다. 영국의 정유회사 BP가 2020년에 발표한 탄소중립 10대 전략 「BP sets ambition for net zero by 2050, fundamentally changing organization to deliver」, 미국 ExxonMobil의 탄소중립 전략 「Energy & Carbon Summary」과 같이 국제적인 정유기업의 탄소중립 전략을 살펴 유사한 전략을 묶어 그룹화하였다. 국내 정유업계의 특수성을 반영하기 위해 GS Caltex (2021), Hyundai Oilbank (2021), S-OIL (2021)과 같은 국내 정유업계의 전략들도 참고하였다. 이 밖에도 Deloitte (2020)KEA (2021)과 같은 연구내용을 설문항목에 반영하였다. 설문항목 구성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영국의 BP는 Non-Oil and Gas 사업으로 CCUS 사업을 포함하였고, 국내기업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모두 탄소중립 달성방안을 위해 CCUS 기술개발을 전략에 포함하였다. CCUS 기술개발 항목을 설정하고 저탄소 연료 전환, 폐플라스틱 열분해 및 비석유계 대체원료 개발 등과 같은 관련 기술의 개발 항목을 그룹화하여 ‘기술개발’의 대항목을 설정하였다. 유사한 방식으로 총 4개의 대분류와 그 아래 각각 3개의 소항목을 구성하였으며 이는 아래 Table 1의 ‘references’ 항목에 정리하여 나타내었다. 그 후에 설문항목의 타당성 및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유관분야 전문가로 이루어진 Focus Group을 구성하고 AHP 설문항목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 Focus Group은 유관분야 교수 1명, 국내 정유기업 관계자 2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AHP 설문항목 초안의 분류 및 세부 설명을 전반적으로 검토하였다. 최종적으로 4가지의 대분류(탄소중립 기반구축, 기술개발, 신산업 발굴, 경영시스템 개선)로 나누고 하위그룹은 각각 3가지의 세분류로 구분하여 설문항목을 구성하였다(Table 1 참조).

Hierarchy scheme for carbon neutrality in the oil refining industry

쌍대비교는 Saaty (1980)가 제안한 9점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쌍대비교에서 사용되는 수치의 의미는 Fig. 1과 같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일관성 지수가 0.3 이하인 응답을 일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Fig. 1.

Qualitative scale for pair wise comparations in the AHP


3. 연구 결과 및 분석

평가항목의 설문을 위해 정유업계 관련 종사자와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정유업계 종사자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대한석유협회에 재직 중으로 산업전략실이나 정책지원팀과 같이 관련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이다. 이들은 박사급 이상의 관련 분야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정유업계 전문가 81명,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전문가 47명, 총 128명의 전문가에게 AHP 설문을 요청하였으며 총 86명이 응답하였다. 이 중 일관성 검증을 통과한 23건만을 연구대상으로 활용하였다.

4개의 대분류에 대한 우선순위는 ‘경영시스템 개선’(0.44), ‘신산업 발굴’(0.21), ‘탄소중립 기반구축’(0.19), ‘기술개발’(0.16) 순으로 나타났다(Table 2 참조).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44%의 응답자가 ‘경영시스템 개선’이 다른 항목들에 비해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해외 주요국 ‘2050 저탄소 발전전략(LEDS)’ 수립 및 EU의 ‘탄소국경세 도입’ 등으로 기후대응 이슈 중심으로 ESG 논의가 확산되면서 탈탄소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본 연구의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영구조 전반의 변혁을 위해 경영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ESG 경영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ESG 경영과 수익성 및 신뢰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Friede et al.(2015)에서는 2000개 이상의 실증 연구와 여러 연구를 검토하여 ESG와 재무성과 간의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히었다. 이러한 ESG가 기업의 수익성과 연결된다는 결과는 Campagna et al.(2020)에서도 나타났다. ESG 경영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전반적인 구조적 변화를 위해 필요하며 나아가 기업의 수익성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었고 본 연구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필요성을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Priority weights of major indicators

대분류는 각각 3개의 세분류로 구성하였다. 정유업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탄소중립 기반구축’ 항목에서는 ‘녹색금융 활성화’의 가중치가 0.4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세금 감면 및 인센티브 제공(0.29)’과 ‘탄소중립 제도 개선(0.27)’이 그 뒤를 이었다(Table 3 참조).

Priority weights of Sub-indicator 1

‘기술개발’ 항목에서는 ‘CCUS 기술개발(0.35)’, ‘폐플라스틱 열분해 및 비석유계 대체원료 개발(0.33)’, ‘저탄소 연료 전환(0.32)’으로 나타났으며 세부 항목 간의 가중치 차이가 크지 않았다(Table 4 참조).

Priority weights of Sub-indicator 2

‘신산업 발굴’ 항목에서는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0.48)’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0.29)’, ‘수소 사업 진출(0.23)’이 그 뒤를 이었다(Table 5 참조).

Priority weights of Sub-indicator 3

‘경영시스템 개선’ 항목에서는 ‘사회적 수용성 제고’의 가중치가 0.3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투명한 감시와 이해관계자 참여’의 가중치가 0.38로 그 뒤를 이었다. ‘시장 여건 조성 및 탄소중립 경영’의 가중치는 0.23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Table 6 참조).

Priority weights of Sub-indicator 4

전체 세분류 항목의 우선순위를 도출하기 위해 대분류 항목의 가중치(A)와 세분류 항목의 가중치(B)를 곱하여 12개 세분류의 가중치를 산출하였다. 세분류의 종합적인 우선순위는 Table 7과 같다. 분석 결과, 12개의 항목 중에서 ‘사회적 수용성 제고(0.1700)’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투명한 감시와 이해관계자 참여(0.1679)’,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0.1018)’이 그 뒤를 이었다.

Summary of the evaluation criteria weight

본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정유업계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사회적 수용성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하였다. 환경정책 실현에서는 지속가능성, 공급안전성, 효율성 등이 중요시되어왔으나, 최근 들어 사회적 수용성 역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Lee, 2011). 이는 정책 시행에 있어 목적과 타당성, 구성, 방안 등의 내용적인 측면만큼 소통과 같은 문화적 특성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Cho et al., 2019)는 점을 시사한다. Cho et al.(2019)에 따르면 보상금, 경제적 혜택, 생존권 문제, 생계 문제 등과 같은 경제적 요인이 사회적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약한 규제, 낮은 시민의식, 상호 신뢰 및 다양성 존중의 부족, 의사소통 미흡, 정보제공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사회적 수용성에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 및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환경의식을 고취하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 및 의사소통 체계 구축을 바탕으로 신뢰 관계를 확보하여야 한다. 아울러 보상 및 인센티브 제공과 같은 경제적 보상 정책을 활용하여 시민들의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고 인지도와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우선순위로 ‘투명한 감시와 이해관계자 참여’가 선정되었다. 이는 친환경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아가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투명한 감시를 통해 경영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2000년대 전후로 기업의 ESG 요소가 투자수익과 기업가치 및 경제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ESG는 물론 ESG 공시와 같은 규제 강화 논의가 확대되었다(GOK, 2021). 세계적인 정유기업 BP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10가지 목표를 제시하면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TCFD)의 권고를 받아들여 보고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하였다(BP, 2020). ExxonMobil과 Shell 역시 동일한 내용의 목표를 탄소중립 달성방안에 포함하였다(ExxonMobil, 2021).

한편 국내 정유기업 GS칼텍스는 국내 에너지업계 최초로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인 ISO37301 인증을 획득했다. 컴플라이언스(complience)는 기업 경영에서 법규준수ㆍ준법감시ㆍ내부통제를 의미함은 물론 회사 구성원이 사내 규정과 국내외 제반 법규를 철저하게 지키도록 관리ㆍ감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국내외 정유업계는 이미 탄소중립을 위한 경영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위한 행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해관계자 참여를 통한 경영권 침해의 소지, 지나친 기업에의 의무 부담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시장 여건 조성 및 탄소중립 경영’ 역시 네 번째로 높은 우선순위로 선정되었는데 이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경영시스템의 개선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세 번째로 높은 순위로 선정된 항목은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이었다. 『2019년 배출권거래제 운영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93개 기업 중에서 해외 감축사업에 착수한 업체는 7개사, 해외 감축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업체는 6개사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이 부진한 것은 2020년 CDM 사업체제가 종료된 이후 후속 체제가 확정되지 않은 점, 한국 배출권거래제의 제3차 계획 기간(2021 ~ 2025년)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수립되지 않은 점 등이 기업의 해외 진출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KOTRA, 2021). COP26에서 파리협약 제6조의 이행규칙이 마련됨에 따라 유엔의 감독하에 단일한 규정으로 운영되는 탄소배출권 시장이 출범할 예정이다. 이는 해외 탄소배출권 거래의 발판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Park, 2021). 또한 우리나라 정부는 제3차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에 명시되어 있는 온실가스 상쇄배출권 인정비율을 5%에서 1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Lee and Kim, 2022). 이러한 국내외 움직임은 기업의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본 연구에서는 정유업계 탄소중립을 위한 달성방안을 모색하고 그 방안의 우선순위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AHP 기법을 활용하였다. 4개의 대분류 항목을 구성하고 그 아래 각각 3개의 세분류를 구성하여 계층 간 우선순위를 도출하였다. 그다음으로 12개의 항목 전체의 우선순위를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4개의 대분류에 대한 우선순위는 ‘경영시스템 개선’, ‘신산업 발굴’, ‘탄소중립 기반구축’, ‘기술개발’ 순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 기반구축 항목에서는 ‘녹색금융 활성화’, 기술개발 항목에서는 ‘CCUS 기술개발’, 신산업 발굴 항목에서는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 경영시스템 개선 항목에서는 ‘사회적 수용성 제고’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세분류 항목의 우선순위에서는 ‘사회적 수용성 제고’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투명한 감시와 이해관계자 참여’,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로 그 뒤를 이었다.

정유업계 탄소 중립 달설방안 우선순위 도출을 통해 얻어진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환경정책 실현 과정에서 사회적 반발을 줄이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교육 및 홍보를 통해 시민의 환경의식을 고취하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 및 의사소통 체계 구축을 바탕으로 신뢰 관계를 확보하여야 한다. 아울러 보상 및 인센티브 제공과 같은 경제적 보상 정책을 활용하여 시민들의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고 인지도와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술적인 접근이나 정책적인 접근 이외에도 투명한 감시와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한 경영시스템 개선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의 침해 혹은 기업에의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산업계의 부담을 고려한 유연한 방안을 모색하여 기업의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에 대한 확신을 강화하고 해외배출권 사업이 확대되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정유업계는 2021년 3월 2050 탄소중립에 대비한 민-관 소통창구인 「정유업계 탄소중립 협의회」를 발족하고, 제1차 회의를 통해 에너지 대전환과 친환경 산업구조 변화 과정에서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논의하였다(MOTIE, 2021b). 앞으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어 양적ㆍ질적 발전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AHP 분석을 통해 정유업계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책적 우선순위를 도출한 연구로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연구 초기 단계로 좀 더 구체적인 세부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한계를 지닌다. 향후 전문가 심층면담을 통해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하여 정유업계 탄소중립 달성을 구체적 방향성을 제언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환경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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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Qualitative scale for pair wise comparations in the AHP

Table 1.

Hierarchy scheme for carbon neutrality in the oil refining industry

Major indicators Sub-indicators Details References
Building a foundation for carbon neutrality Activation of green finance Activation of financial support for carbon-neutral projects that require high investment costs, such as renewable energy facilities and greenhouse gas reduction EU (2018), NGFS (2019), GOK (2020), MOE (2021), KIEP (2021)
Tax cuts and incentives provided Investment in greenhouse gas reduction facilities, Providing tax cuts and incentives for industrial LNG GOK (2020), KPA (2021), KIEP (2021), KDI (2021)
System improvement for carbon neutrality Improvement of reasonable systems for carbon neutrality, such as the carbon neutrial system, revitalization of R&D, and encouragement of entry new industries GOK (2020), KPA (2021), KIEP (2021), ExxonMobil (2021), Hyundai Oilbank (2021)
Technology development Development of CCUS technology Development of CCUS-related technologies such as carbon dioxide capture emitted during the hydrogen manufacturing process IEA (2021a), IEA (2021b), KPA (2021), Deloitte (2020), BP (2021), ExxonMobil (2021), GS Caltex (2021), S-OIL (2021), Hyundai Oilbank (2021)
Conversion to low-carbon fuel Converting fuel from refinery to low carbon fuels such as LNG and hydrogen from B-C oil. IEA (2021b), KPA (2021), BP (2021), ExxonMobil (2021), GS Caltex (2021), S-OIL (2021), Hyundai Oilbank (2021)
Development of waste plastic pyrolysis and non-petroleum substitute materials Development of non-petroleum alternative fuel production technology such as waste plastic pyrolysis and bio-naphtha Deloitte (2020), BP (2021), ExxonMobil (2021), GS Caltex (2021), S-OIL (2021), Hyundai Oilbank (2021)
Discovering new industries Promotion of the renewable energy business Development of new industries related to renewable energy businesses such as solar and wind power generation. IEA (2021a), IEA (2021b), KPA (2021), Shell (2022), BP (2021), ExxonMobil (2021), GS Caltex (2021), S-OIL (2021),
Entering the hydrogen business Infrastructure construction such as hydrogen production and distribution through hydrogen economy business, and installation of hydrogen car charging stations using existing gas station infrastructure IEA (2021b), KPA (2021), BP (2021), ExxonMobil (2021), GS Caltex (2021), S-OIL (2021), Hyundai Oilbank (2021)
Entering the overseas carbon emission business Securing carbon emission rights through external reduction projects GS Caltex (2021), Hyundai Oilbank (2021)
Improvement of the management system Creation of market conditions and carbon-neutral management Creating market conditions for carbon neutrality and reflecting climate change costs in management-related decisions KPA (2021), BP (2021), ExxonMobil (2021), GS Caltex (2021), S-Oil (2021), Hyundai Oilbank (2021)
Improvement of social acceptability Expanding social acceptability and enhancing citizens' acceptability to expand carbon neutrality IEA (2021b), BP (2021), ExxonMobil (2021), GS Caltex (2021), S-Oil (2021)
Transparent monitoring and participation of stakeholders Establishment of an internal eco-friendly system and external monitoring by stakeholder participation BP (2021), ExxonMobil (2021), GS Caltex (2021), S-Oil (2021)

Table 2.

Priority weights of major indicators

Major indicator Weight
Building a foundation for carbon neutrality 0.19
Technology development 0.16
Discovering new industries 0.21
Improvement of the management system 0.44

Table 3.

Priority weights of Sub-indicator 1

Major indicator Sub-indicator Weight
Building a foundation for carbon neutrality Activation of green finance 0.44
Tax cuts and incentives provided 0.29
System improvement for carbon neutrality 0.27

Table 4.

Priority weights of Sub-indicator 2

Major indicator Sub-indicator Weight
Technology development Development of CCUS technology 0.35
Conversion to low-carbon fuel 0.32
Development of waste plastic pyrolysis and non-petroleum substitute materials 0.33

Table 5.

Priority weights of Sub-indicator 3

Major indicator Sub-indicator Weight
Discovering new industries Promotion of the renewable energy business 0.29
Entering the hydrogen business 0.23
Entering the overseas carbon emission business 0.48

Table 6.

Priority weights of Sub-indicator 4

Major indicator Sub-indicator Weight
Improvement of the management system Creation of market conditions and carbon-neutral management 0.23
Improvement of social acceptability 0.39
Transparent monitoring and participation of stakeholders 0.38

Table 7.

Summary of the evaluation criteria weight

Major indicator
[Priority Weight] (A)
Sub-indicators
[Priority Weight] (B)
Total weight
(A×B)
Rank
Building a foundation
for carbon neutrality
[0.19]
Activation of green finance
[0.44]
0.0826 5
Tax cuts and incentives provided
[0.29]
0.0537 8
System improvement for carbon neutrality
[0.27]
0.0494 12
Technology development
[0.16]
Development of CCUS technology
[0.35]
0.0566 7
Conversion to low-carbon fuel
[0.32]
0.0518 10
Development of waste plastic pyrolysis and non-petroleum substitute materials
[0.33]
0.0524 9
Discovering new industries
[0.21]
Promotion of the renewable energy business
[0.29]
0.0625 6
Entering the hydrogen business
[0.23]
0.0498 11
Entering the overseas carbon emission business
[0.48]
0.1028 3
Improvement
of the management system
[0.44]
Creation of market conditions and carbon-neutral management
[0.23]
0.1015 4
Improvement of social acceptability
[0.39]
0.1700 1
Transparent monitoring and participation of stakeholders
[0.38]
0.1679 2